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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전반의 구조를 새로 짜는 ‘임금피크제’ 강행논란이 거듭돼 왔으나 시급한 시대적 요구임은 분명하다
전흥규 기자  |  jeonh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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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01  11: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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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성장 시대의 사회적 문제들

정부가 고용시장의 변화를 통하여 사회 전반의 구조적 모순을 바로 잡아가려는 의지가 매우 강하게 표출됐다. 바로 공공기관부터라도 ‘임금피크제’를 연내에 강력하게 시행하겠다는 것이다.

‘임금피크제’는 그동안 수 없이 대두되어 왔으나, 여론이 분분하고 노동계의 반발 또한 만만치 않았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왜 서둘러 ‘임금피크제’를 시행하려는 것인가.

이는 우리 경제의 성장 둔화와 노동시장 등에서 대두되는 사회적 문제들을 해결하고 경기를 연착륙시켜 재도약의 토대를 마련하려는 대책이다.

그동안 성장주의 속에 가려졌던 문제들이 성장둔화와 사회적 변화가 반영되면서 세대를 뛰어넘는 거시적 문제로 대두된 것이다.

오늘날의 노동개혁을 부르짖는 배경에는 생존의 사회적 문제들이 깔려 있다. 저출산 문제, 청년 일자리, 늦어지는 결혼연령, 중장년층 붕괴, 여성노동인구 증가, 노인사회 진입 등 사회 전반의 계층에 얽혀있는 문제들을 풀어보자는 의도로 보인다.

이러한 문제들은 서로 유기적인 역할을 하며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는데, 이는 거기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어 국민의 삶이 파괴되거나 질이 떨어지는 현상을 야기한다.

그렇다면 어디서부터 풀어야할까. 무엇이 순서라고는 할 수 없다. 다만 매듭의 단초가 잡히는 곳부터 순환적으로 풀어가야 한다. ‘임금피크제’가 그 단초가 되길 바란다.

내년부터 고용보장 연령이 60세로 늦춰진다. 이는 ‘고용 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고용시장을 경직시키는 요인으로 작용될 수 있다.

때문에 청년 일자리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일자리 정체와 신규 일자리 창출 등의 문제들을 해결할 방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성세대의 고통분담이 요구 돼

‘임금피크제’는 일자리 나누기(Work Sharing)의 한 형태로, 일정 연령 이후 업무능력이 떨어지는 장기근속 직원에게 임금을 줄여서라도 고용을 유지하는 능력급제의 일종이다. 즉 일정 근속 연수가 되어 임금이 피크에 다다른 뒤에는 다시 일정 비율씩 감소하도록 임금체계를 설계하는 것이다.

미국 · 유럽 ·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 공무원과 일반 기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선택적으로 적용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1998년에 공무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려고 했으나 교원 정년 단축으로 백지화되었다. 2003년 7월 신용보증기금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했다.

‘임금피크제’는 크게 정년 보장형과 정년 연장형으로 나뉜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다수의 ‘임금피크제’ 도입 기업들은 정년보장형을 채택하고 있다. 이 유형은 정해진 정년까지 고용을 보장하는 대신 일정 연령에 도달한 시점부터 정년까지 임금을 삭감한다.

정년보장형 ‘임금피크제’는 임금 인상보다는 고용 안정을 원하는 근로자에게 현실적인 만족감을 줄 수 있다는 것과 기업에게는 고용 조정에 따른 부담감과 인건비 절감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기업 내 인건비 절감이나 인력구조 변경 목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고 자칫 정리해고의 대체수단으로 사용될 여지가 있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노동시장의 개혁에는 단순한 고용보장과 일자리 창출이라는 고용개혁에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이는 사회 전반의 구조적 변화를 통해 성숙한 사회를 만들자는 거시적 취지가 더 중요하다.

때문에 기성세대의 고통분담이 필요한 부분도 있다. 곧 퇴직을 앞둔 베이비부머세대에게만 유리하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다시 말하면 그들은 교육과 취업 문제 등의 고통을 안고 있는 청소년세대의 부모들이다. 피해를 보는 세대들도 곧 자식들이 혜택을 보게 될 것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사회개혁 필요

‘임금피크제’가 근로자에게는 고용을 안정시키고, 정년연장 등을 통해 근로자들이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하는 효과가 있다. 고용불안으로 중장년층의 사회적 좌절과 이탈을 막아보자는 것이다.

또 사용자에게는 절감된 고용비용으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쟁력 있는 숙련 노동력을 효율적으로 확보하고 활용할 수 있다.

이는, 사회적으로 실업문제를 해소하고 고용을 창출하며 사회보장비용 부담을 완화시키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앞에서 말한 악순환의 고리를 어디서부터 풀어야할까. 후발 개도국인 우리는 선진국들이 밟아간 전철을 통해 문제들까지 예견하여 중장기적으로 설계해 나가야 한다.

그동안 먹고 살기 바쁘다는 핑계로 등한시 했던 문제들이 이제 다시 먹고사는 문제의 문제들로 발목을 잡고 있는 시대이다.

진정한 인생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결혼문제부터 생각해 보자. 결혼 적령기가 자꾸 늦춰지고 있다. 시작이 늦춰진다는 것은 출산, 생활안정, 주택구입, 자녀교육, 자녀출가 등등이 늦어진다.

이러한 이유는 불안한 사회에 대한 차기 세대들의 빠른 의식변화에 있다. 일찍이 거론되었던 ‘개인주의’로만 볼 수 없는데, 이는 삶의 방식이 대대적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가족관까지 바뀌면서 관심의 초점이 개인의 삶 그 자체에 집중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생존 위치를 잡으려는 자기 스펙 쌓기, 자신의 인생을 즐기려는 순간만족, 성공에 대한 불안감, 제대로 갖추고 성공한 후에 결혼하겠다는 생각, 결혼과 연애는 별개라는 성개념 등이 혼재해 있는 세대이다.

때문에 미혼세대가 늘고, 출산이 늦춰지거나 저출산은 물론 포기하는 세대가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세대들은 자기 돌출성이 강하고 성의식이 개방되어 있어 이혼으로 인한 가정 붕괴도 늘고 있다.

과거 여성들이 자녀교육을 위해 강제적 사회진출이 늘었다면, 최근에는 이혼이나 미혼으로 인한 여성의 사회활동이 증가되는 추세이다.

 

중장년층의 붕괴와 노인사회

이러한 중장년층의 붕괴는 가족중심의 한국사회 전반의 문제이다. 더불어 노인복지 문제와 청년 일자리 등의 문제와 얽혀있어 시대적 대응책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번엔 역으로 노인사회의 문제들로 이야기를 풀어보자. 의약이 발달하고 경제성장으로 영양섭취가 좋아 생존연령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반면 출산율은 급격히 줄어들고 있어 노인인구에 대응하기 역부족인 상태로 가고 있다.

노인사회는 복지비용이 증가하는 반면 생산적인 인구는 줄어드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때문에 사회적 비용은 증가하고 국가산업은 그만큼의 부담을 안게 된다.

‘임금피크제’는 이러한 노인사회로의 진입을 늦추고 중산층을 살리며 젊은 층의 일자리를 만들어가자는 목적이다. 즉 젊은 층이 빨리 안정적으로 사회에 정착해야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노인사회로 성큼 다가왔다. 노년을 준비하지 못해 취미나 특기를 가지지 못한 노인들이 거리를 배회하고, 의료혜택 등 복지 사각지대의 독거노인들이 사회적 약자로 대두되고 있다.

반면 이들의 고통을 분담해야할 젊은 세대들은 일자리를 못 잡거나 불안한 고용으로 또 거리를 헤매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는 이와 같은 문제들을 한 번에 풀어보기 위한 방안으로 ‘임금피크제’를 정착시켜 가고자 한다. 이를 통해 절감된 재원으로 2년간 8천개의 청년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의지이다.

최근 현대차그룹 41개사 등도 내년부터 전격 ‘임금피크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임금피크제’는 일반 대기업들이 적극 동참해야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참에 비정규직 등 고용형태에 따른 차별이나 공용불안 같은 문제들도 해결해 나가길 바란다.

기업들이 ‘임금피크제’를 도입해 놓고, 임금삭감의 편법으로 이용하거나 숫자 끼워 맞추기식으로 신규 일자리를 만들거나 하는 일이 없어야한다. 또 기업이 악의적으로 임금인상은 인색하고 삭감은 후할 때 ‘임금피크제’ 정착은 더욱 힘든 문제를 만들 것이다.

‘임금피크제’는 고용구조, 노동시장, 사회구조, 경제활동 등 우리 사회 전반을 살려보자는 대책이다. 한치 앞이 아닌, 멀리보고 가는 각계각층의 사회적 기여정신이 필요하다.

전흥규 기자  jeonh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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