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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테말라 문화 교류의 전도사로 나선다과테말라 문화와 만나는 자유로운 공간 ‘BORDADO’ 이승희 대표
김영순 기자  |  jjim07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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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11.07  11:5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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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틀 내리던 비가 오후쯤 멈추는 듯 했다. 가을비라고 하기엔 다소 서운하게 내리던 날 이었다. 서울시 용산구 동부이촌동 이촌역 인근 초등학교를 지나 사거리 한 상가건물에 있는  'BORDADO' 갤러리 까페는 작지도 크지도 않은 아담하다는 느낌의 조금 온화한 갤러리 룸이었다.  ‘BORDADO’라 적힌 안내판이 3층 복도에서 방향을 안내했다.

   
 

영혼이 자유로운 어느 한 중년 여인을 만나 그저 순수한 마음으로 쉽지 않은 인터뷰를 시도해 본다.
빵과 초콜렛 그리고 커피 한잔의 오후에 마주했다.
과테말라 커피를 건네면서 시작한 담소는 이내 친한 선배를 만나듯이 웃음이 터지고 말문이 열렸다.
작업실 한 쪽 벽면엔 밑그림 작업을 해 놓은 자수 그림 캔버스들이 질서정연하게 줄지어 서 있었다.
이승희 ‘BORDADO’ 대표는 “며칠 전 표구해 온 화려한 색채의 작품들이 마치 ‘안녕하세요?’하며 인사를 건네는 듯 미모를 뽐내고 있다”며 한쪽 벽에 가지런히 세워져 있는 작품들을 가리키며 웃었다.
‘BORDADO’ 이곳은 그림, 엔티크, 소품, 커피, 자수 등을 전시 판매하는 갤러리 까페이다. 이 공간은 과과테말라, 중남미에서 수집해온 흥미롭고 개성있는 작품과 소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 곳에 오면 과테말라 문화의 작은 소품 하나 하나 체험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어 좋다.

자수, 커피, 전통의상, 과자, 장난감 등을  직접 보고, 만지고, 먹고, 마셔보면서 과테말라의 문화를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다.

과테말라는 3000년 전 마야인의 숨결이 그대로 숨 쉬고 있다. 마야문명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곳이 페텐의 정글에 있는 띠깔(Tical) 국립공원. 3000개나 되는 크고 작은 건축물이 밀림 위에 떠 있는 섬처럼 땅 위로 솟아 있는 곳. 바로 마야 특유의 모양을 한 계단식 피라미드 신전들이다. 과테말라 북부 정글에 묻혀 있어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아주 멋진 곳이다. 과테말라는 중미 국가 중 원주민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나라이다. 중미에서 가장 큰 원주민 시장이 열리는 치치카스테낭고에는 매주 장이 서는 일요일과 목요일이면 물건을 사고팔러 나온 현지인들과 그 풍경을 감상하려는 여행자들로 붐빈다. 안티구아는 중미를 여행하는 배낭 여행자들이 여행을 시작하는 곳이기도 하다.

한땀 한땀 정성스레 수 놓는 ‘자수 CLASS’ 운영

‘BORDADO’ 아틀리에는 그녀에게는 보물창고 같다. 새로운 창작 의욕에 도움을 주고 일상의 행복을 주는 보석 같은 공간이다. 원하는 작품을 얻을 때의 희열은 예술가만이 느낄 수 있는 감미로운 세계인지도 모른다.
비록 작가나 화가는 아닐지라도 자수 예술작품을 만들고 있는 이 대표의 모습을 보니 문득
“확신을 가졌다면 열정으로 승부하라.”
이 대표를 만나고 나서 느낀 점은 바로 이거였다.
활발한 사회생활을 하다가도 50을 넘긴 나이 쯤 되면 대게는 가정으로 돌아가 손주들과 시간을 보내는가 하면 친구들과 어울리며 한가로이 노년을 보내기 마련이다.
그런데 그와는 반대로 그녀는 오십을 훌쩍 넘긴 그녀가 자수 전도사 겸 갤러리 까페 운영에 도전했다.
사업 경험이 없고 경력단절된 기간이 길수록 모든 것이 부담스럽고, 아무런 준비 없이 세상밖으로 나서기가 쉽지 않는데도 말이다.
그러나 그녀는 진실과 솔직함이 자신의 재산이라고 고집(?)을 부려서 ‘BORDADO’를 열게 된것,
“내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먼저 파악하고, 잘 알고 있는 분야로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승희 대표는 4년간의 과테말라 생활과 경험을 바탕으로 과테말라 작가들의 소품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자수 CLASS’를 통하여 그들의 문화와 생활을 이해하며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표현하고 완성하는 성취감을 경험할 수 있게 도와준다.
직장인 반 주말 반 등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도록 시간을 배려하고 누구나 쉽게 방문해서 쉬었다가는 공간으로 항상 열려있는 갤러리 까페이기도 하다.

   
 

과테말라 훌리아 선생에게 자수의 매력에 빠지다

이승희 대표는 2008년 여름 지인의 초대로 과테말라에 가게 되면서 자수와의 인연이 시작됐다. 그녀는 맑은 공기, 순수한 웃음, 티 없이 높은 하늘...과테말라의 모든 것들이 신선했다고 기억한다.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되어 있는 안티구아를 갔을 때 작은 소녀가 그림에 자수를 놓아 팔고 있었다. 그 이후 수소문한 끝에 훌리아 선생을 만나게 된다.
훌리아(Julia)선생은 젊은 시절 화가로 명성을 떨친 분으로 1983년 그림에 자수를 놓는 것을 창안하게 됐고 그 후로 이 분야 권위자가 되면서 그를 따르는 제자들을 두게 된다.
그녀는 과테말라에서 자수에 매진할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그녀는 훌리아 스승을 만나러 1년에 한 두번 씩 과테말라에 가서 끝없이 많은 소재를 자수에 담아오는 일도 큰 기쁨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제 세상밖으로 나온 그녀는 까페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도 진실함을 무엇보다 우선으로 여긴다. “작품이든 사람이든 진실하게 대해야 해요. 기계도 진심으로 대하지 않고 가식으로 대하는 사람이 꼭 사고가 나더라고.”

과테말라 문화 교류의 전도사

그녀는 작은 공간일지라도 ‘BORDADO’ 까페 인테리어부터 소파, 하물며 커피 텀블러까지도 직접 디자인하고 주문제작하는 열정파 소녀 같다.
까페에 들르는 고객들에게 대할 때도 진실하고 동등하게 대하려는 노력하는 덕분인지, 문을 연지 얼마 안 돼 자수 수강생들이 하나 둘씩 늘어났다고.
그녀는 평생 배우고 일해야 한다고 말한다. 새로운 지식을 통해 다양한 시각에서 세상과 삶을 바라볼 수 있어 좋고, 더불어 인적네트워크도 쌓을 수 있어 좋다고 한다.
고령화 사회를 넘어 초고령 사회로 치닫는 현대사회에서 아름답고 건강하게 늙는 노년의 삶에 일조를 하고 싶은 것이 그녀의 꿈.
자식과 남편에게 요구하고 바라는 중년 부인들의 모습에 바람직한 삶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수를 가르치고 그들과 공유하고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치유와 소통하는 것도 고령화 사회에서 끝까지 건강하게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녀는 과테말라의 문화를 전도하며 건강하고 즐거운 노년의 표본을 보여주고 싶은 꿈이 있다.

커피 교육에 몰입하고 있는 그녀는 과테말라의 커피 맛의 진수를 보여줄 수 있는 곳으로 조만간 진화할거라고 한다.
"갓' 볶은 원두라고 무조건 맛있는 건 아니거든요. 최대한 빨리, 늦어도 1주일 안에 먹어야 맛과 향을 온전히 즐길 수 있다는 게 정설이지만, 갓 볶은 것은 볶을 때 생성되는 탄산가스로 인해 원두 그 자체의 맛이 방해받거든요. 볶은 뒤 3~5일이 지나야 가스가 사라지고 최적의 상태가 되요."

그녀는 로스팅을 너무 강하게 하는 것이 오히려 커피 맛을 방해한다고 지적했다.그러니까 로스팅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신맛을 조절할 수도 있다는 것. 그만큼 커피는 기술적으로 다양한 연출이 가능한 분야다. 
자수 교육을 하고  바리스타들 대상으로 하는 교육을 나가는 등 스피치 언변도 참 맛깔스럽게 한다.
“무엇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일이 참 감사하고 행복해요.”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배려할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의미 있는 삶이 아닐까 싶다고 말하는 그녀를 보며 팍팍하고 숨가쁜 일상에서 잠시나마 쉬었다 갈 수 있는 ‘BORDADO’ 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다고 느꼈다.
 

김영순 기자  jjim070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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