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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한국=김영순 기자] 우리나라는 OECD국가 중 결핵 환자 발생률 1위다.
인구 10만 명당 97명의 결핵 환자(2011년 기준)가 발생하고, 이중 5.4명은 목숨을 잃는다.
또한 국내 법정 감염병 중 환자 발생률이 가장 높고, 사망자도 2364명으로 가장 많다. 매년 발생하는 신규 환자가 4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심각한 문제에 이르렀지만 국민 대부분은 이런 사실을 잘 알지 못한다. 그리고 이런 인식 부족이 결핵 환자가 줄지 않고 있는 중요한 요인이다.
더불어 서울시민 대부분이 서울시에 결핵 전문 병원이 있다는 사실 역시 잘 모른다. 이렇듯 ‘심각하지만 잘 모르는 병’인 결핵에 대해 결핵 전문 특화 병원인 서울특별시 서북병원의 김한선 원장을 통해 알아봤다.
수도권의 유일한 결핵전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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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특별시 서북병원 김한선 원장은 노숙자들을 위한 공공 의료 서비스 지원에 힘쓰고 있다고 밝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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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 역촌동에 위치한 서울특별시 서북병원은 서울특별시 직영병원으로, 수도권의 유일한 결핵 전문병원이다.
결핵과 더불어 치매, 재활, 호스피스로 특화된 병원이기도 하다. 지난 1948년 시립순화병원 결핵환자진료소로 출발한 서북병원은 콜레라 등 법정 제1군 전염병과 결핵을 전문적으로 치료해 왔다. 그러다 2004년 노인·치매병동을 개원하면서 노인·치매질환 분야도 특화했고 2009년엔 말기 암환자를 위한 완화의료기관으로 지정돼 호스피스병동도 운영하고 있다. 2002년도에는 건물을 신축, 427개의 병상, 28명의 전문 의료진, 154명의 간호사 등 모두 300여명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큰 병원이다.
시민에게 신속하고 정확한 의료 서비스의 제공, 안전한 의료환경 조성을 위해 노력해 온 결과 서울시에서 13개 시립병원을 대상으로 매년 실시하는 시립병원 평가에서 2011년과 2012년 2년 연속 우수 시립 병원으로 선정되었고 2013년 금년에는 병원 신인도 향상을 위해 의료기관 인증 획득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와 함께 결핵과의 전쟁 선포
서울시는 얼마 전 2020년까지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을 지금의 절반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 1위인 한국의 오명을 벗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결핵관리 종합계획’에 따라 서북병원은 중증 및 내성 결핵 환자들을 철저히 치료하기 위해 결핵 전문 병상인 음압격리병상과 일반병실을 더 확충할 예정이다. 음압격리병상은 호흡기전염병인 결핵환자를 치료하는 특수 시설이다. 서북병원의 경우도 결핵 전문 병원이기 때문에 음압격리병상을 따로 두고 환자들을 관리 하고 있다.
김한선 원장은 “결핵은 림프절, 척추 등 다양한 곳에서 발병될 수 있다. 하지만 폐에서 발생되는 폐결핵이 가장 많은데 예전에 폐결핵을 흔히 폐병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발병 비율이 가장 높다”며 폐결핵 같은 경우 호흡기를 통해 감염되고 전염된다고 설명했다.
그렇기 때문에 보통 결핵환자가 입원을 하게 되면 우선 의료진이 감염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고 환자를 돌보는 가족들도 안전하지가 않다.
그래서 병실 내에 공기압을 복도보다 낮게 해서 복도의 공기가 병실 내부로 들어올 수는 있어도 병실 내부의 공기가 복도로 유출되지 않도록 하고, 헤파필터를 통해 균을 정화하는 음압격리병동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렇게 의료진과 보호자들의 2차 감염을 예방하는 음압격리병동은 서울시에서 유일하게 서북병원에서 150개 정도 운영하고 있다.
노숙자들을 위한 공공 의료 서비스 지원
김 원장은 “서북병원은 서울 전역의 25개 보건소와 연계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된다”며 “노숙인 쉼터 같은 곳에 결핵 진단이 가능한 엑스레이 기기가 설치된 의료버스를 운행해 환자에게 직접 찾아가는 서비스를 준비 중”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결핵 감염에 있어 가장 많은 분포도를 보이는 노인들과 밀집지역에 살고 있는 노숙인들이 스스로 치료 받기 위해 병원을 찾아오기란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노숙인들의 경우 약을 지속적으로 챙겨 복용하기 힘든 환경이라서 치료가 원활하지 않다. 이러한 의료 취약계층의 결핵 치료를 위해 서북병원은 서울역 및 쪽방촌 등을 방문해 무료진료를 실시하여 결핵환자를 조기 발견·입원 조치 등을 시행하고 이들의 입원 시부터 퇴원 시까지 철저한 치료 및 관리를 실시하고 있으며 퇴원 후에도 이들이 머무는 노숙자 쉼터와 연계하여 사후 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또한 2013년도부터 공공의료기관 최초로 결핵 노숙인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좌를 열어 치료 효과를 높이고 정상적인 사회 복귀를 돕고 있다.
젊은 층의 감염률 증가
결핵은 영양결핍과 부실한 의료체계를 가진 가난한 국가에서 많이 발생하는 후진국 병으로 알려져 있고 노인들이 많이 걸리는 병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그것은 과거 해방 전후, 전쟁 등을 겪으며 위생 상태와 영양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을 때의 이야기이고 최근에는 20~30대가 국내 결핵 감염자의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이유는 가장 활발히 사회생활을 하는 젊은 층이 접촉을 통해 서로에게 병을 옮기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증가하는 것과 무리한 다이어트에 따른 면역력 저하도 이유로 꼽을 수 있다.
김 원장은 “암도 치료하는 최첨단 의료 시대에 이런 후진국 병의 발생률이 높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지만 분명한 것은 결핵은 제3종 법정 감염병으로 연간 2,400명 정도가 사망할 정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또한 결핵환자의 43%가 20~40대로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비용이 연간 8000억 원에 달한다.
그리고 결핵 환자는 치료를 하지 않고 방치하면 일 년에 10명~15명을 감염시킬 수 있을 정도로 전염성, 강하기 때문에 위험 환자를 강제로 입원하도록 명령 제도도 시행되고 있고 더욱 강화되는 추세”라고 결핵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또한 김 원장은 국가가 시립병원을 중심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관리, 감독, 치료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꾸준함으로 치료가 가능한 병원
결핵은 대표적인 호흡기 질환이다. 결핵 환자가 기침 혹은 재채기를 할 때 공기 중으로 배출된 결핵균을 주위 사람들이 들이마심으로써 전염될 수 있다.
또한 결핵은 홍역, 수두와 같이 면역력이 존재하지 않는다. 완치되더라도 주변에서 결핵에 옮아 다시 감염될 수 있다.
따라서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결핵은 약을 복용한 지 2주 정도 지나면 전염이 되지 않는다. 또한 결핵은 약물만으로도 꾸준히 잘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한 질병이다.
하지만 많은 결핵 환자들이 부작용이나 상태가 호전된다는 이유로 치료 도중 약 복용을 중단한다. 그러나 결핵약을 중간에 중단하거나, 약의 종류를 바꾸면 결핵균이 내성이 생겨서 치료가 어려워지고 도리어 약을 먹지 않는 것보다 못할 수 있다.
일반적인 결핵은 6개월 동안 꾸준히 항결핵제를 복용하면 완치가 되지만, 내성이 생길 경우 2년 이상 치료를 계속해야 한다.
김 원장은 “기침 가래가 2주 이상 지속되고 객혈이 나타나거나, 미열과 식은땀이 지속되면, 혹은 이런 증상과 더불어 주변에 결핵이 발병한 사람이 있다면 결핵을 의심할 필요가 있다”라고 결핵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주의를 요구했다.
그리고 “서북병원 역시 서울시와 더불어 공공 의료지원 서비스 강화와 내실 있는 진료 시스템으로 하루 빨리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결핵 발생률 1위라는 오명을 씻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순 jjim0701@naver.com <저작권자 © 오늘의한국,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