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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법 공화국, 그 불편한 진실은?세월호 특조위 예산369억원, 생일케이크값 ‧ 해외출장비 등 혈세 펑펑
마연옥  |  nojin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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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8.05  09: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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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석태 위원장

우리나라가 특별법 공화국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야말로 특별법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별법을 남발하면 법체계에 큰 혼란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다. 그만큼 특별법엔 꼬리표처럼 각종 지원책이 따라붙으며 막대한 예산이 들어간다.
현재 세월호 특별법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세월호 특별법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가 국가세금으로 ‘그들만의 돈 잔치’를 벌이고 있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세월호 특별법이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공방전이 이어져 왔다. 지난해 11월 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세월호 특별법’의 위헌 여부를 놓고 공방전이 벌어졌다.
이날 새누리당 정갑윤 의원은 “세월호 특별법은 위헌 소지가 많다”며 “앞으로 우리가 헌법을 무시하고 법을 제정하는 일이 다시는 있어선 안된다”고 말했다. 아무리 위기에 처해도 법 원칙을 지켜야 하며 아무리 급하고 아무리 정당 이해득실이 걸려 있다하더라도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은 “많은 위원회에서 과태료 조항이 실제 규정되고 시행됐었다”며 “이런 면을 봤을 때 위헌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이처럼 우여곡절 끝에 세월호 특별법은 제정되고 특조위가 꾸려졌다. 그러나 세월호 특조위는 당초 법안 원안의 정신을 살려내지 못하고 각종 파열음을 빚어내면서 비난의 중심에 서게 됐다.
세월호 특조위는 사망자 295명과 실종자 9명이 발생한 비극적인 세월호 사고의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만들기 위해 최대 1년 6개월간 한시적으로 구성된 조직이다.
하지만 특조위가 청구한 예산안을 보면 일반 상식을 뛰어넘어 기가 찰 노력이다. 서민으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귀족사회 인사들의 흥청망청 돈 잔치를 벌이고 있는 것처럼 비춰지기 때문이다.
세월호특조위는 올해 예산으로 160억원을 청구했다. 이석태 위원장 연봉은 기본급과 직급보조비 직책수행비 업무협의비 등 각종 수당을 합쳐 1억6500만원이다. 부위원장을 비롯한 4명의 상임위원에게는 각각 1억5300만원이 지출된다. 이들에게는 기사가 딸린 차량도 제공된다.
분야별 소위원장의 비서와 운전기사는 정원외 예산을 들여 채용토록 돼 있다. 민간이 출신 국장급 직원은 1억1900만원, 7급직은 4000여 만원이 지급된다. 전체직원의 생일케이크 비용은 1인당 5만원씩 모두 655만원, 동호회 지원비 720만원, 체육대회비용은 252만원이다. 이외에도 명절휴가비 연가보상비 조사활동비 맞춤형복지지원비 자녀학자금보조수당 가족수당 등 지급명분이 수두룩하다. 모두 국민들의 세금인 국가예산으로 충당된다.

특조위, 선박‧해양 전문가 탈락하고 민간단체 인사들만 … 붕어빵엔 붕어 없다?

세월호 특조위는 지난 3월 20여명 규모로 출범해 연말까지 120명 정원을 채울 예정이다. 주목적이 세월호 사고의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이다. 하지만 이달 초 채용한 민간이 출신 공무원 대우 직원 31명 가운데 선박 ‧ 해양 전문가는 탈락하고 민변, 진보 싱크탱크, 시민단체, 인권 ‧ 노동계 인사들로 채워졌다.
특조위 예산 계획서를 보면 전체 내역은 인건비 22억원, 운영비 48억원, 청사 조성 경비 49억원, 연구개발비 25억원 등이다. 이 가운데 정원(120명) 외로 운영하는 전문위원 ‧ 자문위원과 외부 전문가에게 일을 맡기고 지급하는 수당이 5억6000만원에 달한다.
외국 자료 번역을 비롯해 정부 보도자료 검토와 언론보도 조사, 피해자 지원 조사 등도 외부에 맡긴다. 조사, 언론, 외국어 담당 직원 등을 채용하고도 일을 외부에 맡기겠다는 것이다. 또 연구개발비를 25억원으로 책정하고 이 중 상당액도 외부 용역을 줄 예정이다.
직원 중 80명이 매달 출장을 20일씩 가겠다고 예산을 청구했다. 여기서 할 말을 잃게 만드는 대목이 나온다. 전체 직원이 한달에 15일씩 사무실에서 야근하겠다고 특근 매식비를 청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출장비로 9000만원을 청구했는데 미국의 코스트 가드(행양구조단) 사례 조사, 이탈리아 콩코르디아호 침몰 사례 조사, 일본 원전 사고 후속조치 조사 등으로 각각 3명씩 총 9명을 보낸다는 계획이다. 세월호 사태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굳이 해외에 가지 않아도 서적과 연구자료, 해외 공관 등을 통해 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데도 해외 출장이 잡혀 있다.
세월호 특조위는 지난달까지 근무하는 직원이 20여명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들은 지난 4월 초에 서울 저동 사무실에 입주하면서 120명이 사용할 사무실 집기와 컴퓨터 구매, 통신기반 구축 등에 20억원어치를 외상으로 구대했다. 1년 6개월간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조직인데도 가구, 가전제품, 사무기기 등을 몽땅 새것으로 마련했다.
특조위는 전국 순회 토론회 등 홍보 예산도 올렸다. 올 하반기에 매달 2회씩, 총 12회의 청문회를 열겠다고 관련 비용을 청구한 것이다.
이와 동시에 진상 규명을 위해 ‘오하마나호 방문 →항로 추적조사→VTS(해상교통관제센터) 방문→침몰장소 방문→세월호 수중탐색→3D모형 제작→구조구난 모의실험’ 등 현장 조사와 탐사도 벌이겠다고 했다. 이 중 세월호 3D모형제작 등은 이미 세월호 인양 탐사를 위한 정부의 민간 위탁 조사 등으로 관련 자료가 확보돼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모든 분야의 ‘안전사회 건설 종합대책’을 수립하겠다면서 전문가 수당과 관련 전국 순회 토론회와 워크숍, 국제 세미나 참석 등의 용도로 6억원 이상을 청구했다.
지난 7월 내년도 예산으로 책정한 209억원을 포함해 합계 369억원이다. 미국 9․11조사위 운영기간 21개월 1500만 달러(약 165억원)보다 2배 이상이다. ‘세월호’의 본질은 해상교통사고로서 14년 전 9․11테러와 비교해도 민망하고 참담하기가 이를 데 없다.
그런데도 이석태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예산 편성 초기에 ‘세금도둑’이라는 말까지 나왔기 때문에 줄이고 줄였다”고 말해 특조위 원 구상은 도를 이미 넘어설 을 것이라는 정도는 미루 짐작해볼 수 있다.
이 위원장의 ‘정략적 운영’을 성토하고 지난달 13일 사의를 밝혀 수리된 조대환 부위원장은 그야말로 ‘세월호 = 전리품 잔치’라고 냉소했다.
조 전부위원장은 “일을 제대로 하지 않는 사람들이 1억원 넘는 연봉과 각종 혜택을 받아간다면 국민이 납득하겠느냐”며 “위원장과 부위원장, 상임위원 등이 장․차관급 대우를 받는 것은 그만큼 세월호 사태의 진상규명에 충실하라는 뜻인데… 그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또 그는 특조위가 전문위원, 자문위원, 외부전문가 등에게 5억6000만원을 주고 일을 맡기는데 대해서도 쓴소리를 햇다. 조 전 부위원장은“위원들이 할 일은 직원이 하고, 직원이 할 일을 외부에 맡기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고 하면서 “그렇다면 높은 연봉을 받을 필요가 없다”고 재차 냉소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특조위가 세월호 관련 판결문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으면서 해외출장을 가겠다는 것에 대해서도 누가 납득할 수 있겠냐’고 비꼬기도 했다.

   
▲ 아시아문화전당

오는 9월 개관을 앞둔 광주광역시 동구의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은 716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오페라, 뮤지컬, 콘서트 공연장을 짓는다. 대형 공연장을 짓는 것은 지난 2007년 시행된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조성에 관한 특별법’의 근거다. ‘아특법’으로 불리는 그럴듯한 이름의 이 법안에서 규정한 ‘아시아문화중심도시’가 광주광역시이기 때문이다. 법안은 ‘제1장 제1조’의 법안 목적을 통해 ‘아시아문화중심도시를 광주광역시에 조성한다’고 밝히고 있다. 또 제27조는 ‘국가의 문화적 역량을 강화하는 기지의 역할을 수행할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광주광역시에 설립·운영한다’는 항목을 두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미흡한 준비로 곳곳에서 파행이 자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아특법에 준거해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터에 건립된 아시아전당의 핵심인 예술극장 대극장은 관람석과 무대가 움직이고 유리로 된 한쪽 벽이 열리는 가변식으로 설계됐다. 대극장 좌석은 당초 전당 측이 밝힌 2000석이 아닌 1120석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좌석 수는 설계 때부터 파악해야 할 기본적 상황임에도 전당 측은 “무대가 차지하는 공간을 생각하지 못하고 좌석을 계산했다”고 말했다.
‘아시아예술극장 운영방안설계 최종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대극장이 이대로 만들어지면 무대장치를 활용한 공연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개폐형 유리벽 때문에 비바람과 안팎 기온 차로 이용하기 어렵다’고 부실 우려가 지적됐지만 공사는 그대로 진행됐다.
게다가 빈약한 콘텐츠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전당은 지난달 28일 개관 후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하지만 예술극장을 제외한 전당의 나머지 시설인 어린이문화원, 문화창조원, 아시아문화정보원, 민주평화교류원, 등 4개 운은 개관작 등 향후 전시 계획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시작된 티켓 예매율도 10% 초반으로 저조할 뿐이다. 아시아전당은 최근 광주시민에게는 5만원까리 공연 티켓을 편당 1600원골로 할인해 주기로 결정했지만 그다지 성과가 없다.

 
   
▲ 장흥동학농민기념관

장흥동학농민혁명기념관은 국비 80억원을 비롯해 모두 138억원을 들여 지난 4월 26일 개관했다. 이 기념관이 들어선 것은 2004년 제정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을 위한 특별법(동학특별법)’이 큰 힘이 됐다. ‘특별법’에서 동학농민혁명을 위한 기념관, 기념탑 등의 각종 기념시설을 건립하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 전주, 정읍에 이어 들어선 벌써 세 번째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이다. 하지만 개관한 지 100일도 안 돼 벌써부터 ‘관리 부실’ 등의 얘기가 지역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더욱이 동학농민혁명이 100년도 더 된 사건이라 정작 ‘동학농민혁명 명예회복’의 직접 대상이 되는 해당자는 한 명도 없다. 당초 특별법은 혜택범위를 자녀·손자녀로만 한정했는데, 급기야 수차례 개정을 거쳐 지금은 증손자녀뿐만 아니라 고손자녀까지 대상이 확대됐다. 유가족이 되면 관련 기관 채용 때 가산점 등의 혜택이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100여년도 더 된 구한말 동학농민혁명까지 특별법이 필요하느냐며 동학농민혁명기념관을 핑계로 지역예산을 따내려는 것이라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사회적 주요 쟁점 터질 때마다 ‘특별법’ 제정 이슈로

특별법 전성시대다. 아시아문화의전당 건립을 두고 논란이 되는 ‘아특법(아시아문화중심도시 특별법)’을 비롯 ‘세특법(세월호 특별법)’ 등등 ‘특별할 특(特)’ 자가 들어가는 법안이 셀 수조차 없다. ‘새만금 특별법’ ‘세종시 특별법’ ‘서해5도 특별법’ ‘독도 특별법’ ‘용산공원 특별법’ ‘여수엑스포 특별법’ ‘평창동계올림픽 특별법’ 등 어지간한 지역마다 특별법을 하나씩 갖고 있다. 특별법이 넘쳐나면서 특별법을 못 만드는 단체와 지역만 되레 어리숙한 꼴이 됐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현재 효력을 갖고 있는 특별법은 모두 110개에 달한다. 법제처 대변인실의 장일수 부대변인(사무관)은 주간조선에 “특별법 전체 10개 조항 중 일부 2개 조항이 일몰되고 8개 조항이 남아있으면 시행 중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회적 주요 이슈가 터질 때마다 ‘특별법’ 제정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추세가 요즘 트렌드다. 특별법 제정의 목적은 기존에 존재하는 일반법으로는 해결이 불가능하다는 전제 하에 해당 현안에만 초점을 맞춘 ‘원 포인트’법안을 새로 만들어 내는 데 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여야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경우도 수시로 발생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특별법은 결국 정치적 이해관계가 빚어낸 산물이라고 볼 수 있다. 특별법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특별위원회도 여야의 입김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결국 특별법을 통해 도출해 낸 결과 역시 여야의 정치적 셈법이 개입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법조계 한 인사는 “정치권이 특별법을 좋아하는 것은 일한다는 생색을 내기 위한 것”이라며 “특별법이 없이 일반법으로도 가능한 데 특별법으로 접근하게 될 경우 오히려 결론도 정치적으로 나게 된다”고 말했다.
기존의 일반법으로 진상조사 등을 포함한 문제해결이 가능한데 굳이 특별법을 제정할 경우 실제 피해자들이 원하는 철저한 진상규명보다는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작용한 결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 그간 제정된 각종 특별법의 경우 대부분이 시작부터 여야 대립으로 인해 삐걱거리기 일쑤였다.
게다가 이미 통과된 법안 조자 원안의 정신을 제대로 살리지 못할 때가 부지기수다. 이 때문에 법치주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는 특별법은 시작단계부터 신중히 접근해야 된다는 우려석인 목소리도 들린다. 과도한 특별법 제정이 법치주의 근간을 훼손해 오히려 사회적으로 혼란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즉 예측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이헌 ‘시민과 함께하는 변호사들’ 공동대표는 “무슨 문제가 생길 경우 특별법을 만들어서 향후 생기는 문제에 적용하거나 소급적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이라는 면에서 매우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다. 
 

마연옥  nojin2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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