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모든 어린이집은 오는 12월18일까지 폐쇄회로(이하 CCTV)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18일 9월19일부터 시행되는 영유아보육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특히 중대한 학대행위가 일어난 어린이집은 횟수에 상관없이 곧바로 폐쇄될 수 있고 학대교사의 자격정지 기간도 1년에서 2년으로 늘어난다. 개정안에는 영 ‧ 유아의 주요 활동공간인 보육실, 공동 놀이실(기존 유희실, 포복실), 놀이터, 식당, 강당에 CCTV를 1대 이상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CCTV 기기 성능은 130만 화소 이상으로 60일 이상 저장용량을 갖춰야 한다. CCTV 열람은 보호자가 아동학대나 안전사고로 신체 ‧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고 의심되는 경우 원장과 협의해서 결정토록 했다.

아동학대 처벌도 강화된다. 중대한 학대행위는 1회만 발생하더라도 어린이집 폐쇄가 가능토록 했다. 아동학대 행위자의 자격정지 기간도 기존 1년에서 2년으로 연장됐으며, 어린이집 원장이 공익신고를 한 보육교직원에 불이익 조치를 할 경우 원장에게 1년간 자격정지를 부과키로 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직장어린이집 설치 의무화에 따른 미이행사업자에 대한 이행강제금 부과기준도 마련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의무화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특히 어린이집 CCTV 의무화가 추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05년 대구 어린이집 원장이 자매를 폭행한 사건이 발생한 직후 관련법이 발의됐고 2010년 12월 인천 어린이집 원장 모녀의 상습폭행 사건 직후에도 거론됐지만 어린이집 원장들의 항의에 매번 국회 처리가 불발됐다.

그러나 지난 1월 인천 어린이집 보육 교사가 김치를 남겼다는 이유로 네 살배기의 뺨을 때리는 사건이 발생해 학부모들은 경악케 했다. 이 사건은 일파만파 커지면서 인천지역의 부모들이 대규모 집회에 나세게 만들었고, 또한 CCTV 의무설치에 대한 요구도 그만큼 강력했다.

지난해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신고 ‧ 접수돼 아동학대로 판단된 사례 중 어린이집ㅇ레서 보육교직원에 의해 일어난 아동학대 사건은 총 272건으로 나타났다. 이중 신고의무자이자 어린이집 내부인인 보육직원에 의해 신고가 이뤄진 경우는 전체 8.4%인 23건에 불과했다.

이처럼 내부 신고율이 낮고 CCTV 녹화영상 없이는 사건 발견 ‧ 판단이 어렵다는 점이 어린이집 CCTV 설치 의무화의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보육교사들의 잘못된 행위를 예방하고 부모들의 불안감도 해소한다는 데에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만만찮은 반발을 야기했다. 이유는 보육교사의 인권침해 우려가 있고, 과도한 감시 기능으로 오히려 정상적인 보육행위를 위축시킨다는 반론이 거셌던 것이다.

이 때문에 개정안 처리를 두고 치열한 공방전이 전개됐다. 지난 2월에는 의결이 한번 무산되기도 했던 것이다. 결국 지난 4월 30일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함으로써 어린이집의 CCTV 설치 의무화가 이루어졌다.

당시 새누리당 정책위원회와 아동학대근절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대책회의를 열고 영유아법을 4월 국회에서 최우선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으고 CCTV 설치에 따른 보육교사의 사생활 노출로 인한 인권 침해 소지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그리고 영유아보육법 수정안은 법령에 따라 보호자의 요청이나 수사 등 공공 목적에 한해서 열람이 가능토록 해 인권과 개인정보 보호방침을 강화했다.

인천 어린이집 교사 징역 3년, 원장 벌금 500만원 구형

한편 고작 김치를 남겼다는 이유로 네 살배기의 뺨을 때린 인천 어린이 보육교사는 징역형을 구형 받았다. 지난달 16일 인천지법 형사 9단독 권순엽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아동학대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보육교사 A(33, 여)씨에 대해 징역 3년을 구형했다.

지난 1월 A씨는 근무하고 있던 어린이집 원생 B양을 구타했다. 남긴 김치를 억지로 먹였는데 B양이 다시 뱉어냈다는 게 폭행의 이유였다. 이 같은 상황은 당시 어린이집 CCTV 화면에 고스란히 잡혔고, B양의 부모가 A씨를 경찰에 신고하면서 아동학대 및 폭행 혐의로 구속영장을 발부받은 바 있다.

재판과정에서 A씨는 CCTV 화면 폭행 장면만 인정하고 나머지 검찰의 공소 사실은 부인해왔다. 이에 대해 검찰은 “피고인이 공소 내용의 사실관계는 인정하면서도 고의는 없었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여러 차례 반성문도 제출했지만 진정한 반성인지는 불분명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A씨는 공판 취후진술서 “범행 당일은 유독 개인적으로 감정이 예민했다”고 눈물을 흘리며 선처를 호소하기도 했다. A씨의 폭행 행위를 사전에 막지 못한 혐의(아동복지법상 관리감독 소홀)로 불구속 기소된 해당 어린이집 원장 C(33, 여)씨도 이날 벌금 500만원을 구형 받았다.

주엽 기자  k-today@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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